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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 2024 년 05 월 06 일

순정품이 최고 품질이란 뜻은 아닌데…
작성자 : 광주광역시 자동차부분정비사업조합	글번호 : 139 조회수 : 1551

순정품이 최고 품질이란 뜻은 아닌데…
첫 생산 때 썼던 부품 … 단가 고려해 싼 것 쓰기도
값은 비순정품보다 비싸 … 회사선 \"품질 믿을만\"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운전자인 김모(28)씨는 올해 초 정비센터에서 오일필터를 갈았다. 순정품이 아닌 제품이었다. 값이 쌌기 때문이다. 이후 엔진에 문제가 생겨 해당 자동차업체의 직영 사업소에 차를 맡겼다. 그런데 직영 사업소 측은 \"순정품이 아닌 오일필터를 사용해 엔진펌프가 고장났다. 수리 비용을 내야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고장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는데 보닛을 열어본 뒤 \'무조건 보증수리가 안 된다\'고 하는데 어처구니가 없었다\"고 말했다.
차량 사용설명서엔 보통 \'당사의 오일.부품 등을 사용하지 않아 발생한 고장은 보증수리에서 제외될 수 있다\'고 적혀있다. 대부분의 소비자는 이 설명서 때문에 순정품 이외 부품을 사용할 엄두를 못 낸다. 또 순정품에는 대기업 상표가 붙어 있기 때문에 \'순정품은 최고의 부품\'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순정품이 꼭 최고가 아니라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순정품은 자동차를 만들 때 사용한 것과 같은 부품을 말한다. 자동차업체들은 자동차를 개발하면서 해당 분야에서 최고의 부품만을 쓰지는 않는다. 그 이유는 경제성과 내구연한 때문이다. 브레이크 라이닝의 경우 5년 이상 내구성이 있는 제품을 쓰면 제조 단가가 올라간다. 보통 3년 정도 내구 부품을 쓴다. 한 정유업체 관계는 \"자동차가 출고될 때 기본으로 넣는 엔진오일은 몇 가지 물질이 특별히 첨가됐다. 이 오일보다 더 좋은 엔진오일이 여럿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순정품이 비순정품(일반품) 보다 가격이 비싸다는 것이다. 본지 취재팀이 서울 시내 여러 정비업체에서 주요 부품의 가격 차이를 조사했다. 그 결과 순정품이 최고 2배 이상 비쌌다<표 참조>. 비교 대상엔 순정품과 일반품의 제조 회사가 다른 것도 있었지만, 같은 회사가 생산한 동일한 제품인데도 순정품이 턱없이 비싼 경우도 있었다.

군산대 이의영(경제학) 교수는 \"자동차업체가 부품회사에서 일정 부품을 납품받아 자기 상표만 붙여 파는 게 순정품인데 각종 유통마진에 재고비용을 추가하는 데다 독점적으로 공급하기 때문에 가격이 뛴다\"고 말한다. 해당 부품업체가 다른 브랜드로 같은 부품을 유통할 경우 자동차업체는 납품을 끊겠다는 압력을 넣을 수 있어 부품업체는 그럴 엄두를 못 낸다고 이 교수는 지적한다. 부품업체 관계자는 \"정부나 국제 품질 인증을 받은 부품을 순정품보다 싼 가격에 팔 수 있지만 자동차업체의 눈치를 보다 보니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순정품이 비싸지다 보니 안전이 검증되지 않은 싸구려 불량품이 넘쳐나는 부작용도 생긴다.

이에 대해 자동차업체 관계자는 \"순정품은 해당 자동차에 가장 잘 맞는 제품\"이라며 \"회사가 제품의 품질을 보장하고 사후 책임까지 지는데다 재고 비용을 떠안기 때문에 순정품이 결코 비싼 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해외 자동차업체들도 자사가 공급한 부품을 사용할 것을 소비자에게 적극 권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동차10년타기 시민운동연합 임기상 대표는 \"소비자들이 싼 가격에 부품을 바꿀 수 있도록 이중 가격제를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예컨대 엔진오일.점화플러그 등 자주 갈아야하는 소모성 부품은 싸게 하고, 보닛.범퍼 등 사고가 났을 때만 바꾸는 부품은 비싸게 하자는 것이다.

◆ 순정품 = 순정품은 자동차업체가 정비용으로 시장에 유통하는 부품이다. 대개 자동차 생산단계에서 사용된 부품이다. 해당 자동차업체의 위조방지 검사필증과 홀로그램이 붙어 있어 일반 제품과 구별된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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